올해 개봉한 "명량" 이라는 영화를 3번정도 봤다.

공식적으로 가족과 같이 본것과 개인적으로 혼자 2번을 보게 되었다.


3번이나 같은 영화를 보게 된 이유중의 하나는 영화에서의 각 인물들에 나를 대입했을 때 나는 과연 어떤 생각, 행동을 했을까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엄청한 규모의 적군와 무자비한 살인에 의한 공포를 느낀 나머지 도망을 가는 장수와 수병들을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은 도망한 장수와 수병

처형하거나 본진을 불살라 바다에서 죽으라는 웅변뿐이었다. 당장 적군이 무서워 도망을 가지만 그로 인해 조선 수군이 패해하면 조선 어디에

숨더라도 일본군에게 죽임을 당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즉 죽는 시점이 달라질 뿐이지 결국은 죽거나 일본의 노예가 될것이라는 이야기다.


당시 상황으로서는 위와 같은 설득이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본진을 도망나와 가족과 함께 또는 홀로 외진 산으로 숨겠지만 결국 조선은 일본군에 점령당해 이전처럼 자유로운 삶은 살지 못하고

숨어지내거나 일본군에 발각되어 처형을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회사로 옮겨 생각해보고 싶었다.

이유가 어찌하던간에 회사를, 업무를 떠나려고 하는 직원들이 있고 그 직원을 관리하는 선임, 팀장이 나였다면 나는 그들을 어떻게

설득을 해야할까


명량해전 상황처럼 또는 군대처럼 내게 합법적인 "군율" 이라는 것이 있어 처벌을 하여 그들이 자포자기할 수 있게 하는 권한도 없고

회사나 업무에서의 압박, 불합리한 것들은 조직을 떠나면 고리가 없어지므로 전쟁과 달리 그들은 "부담을 던채 살 수 있거나 자유로워진다"


전쟁에서는 "생명", "자유"를 위해 탈출하거나 도망을 가지만

일상에서는 "연봉", "인정"을 위해 이탈하는 수병들이 많다.


전쟁터에서 장수들에게는 엄격한 "군율"이 있고, 다른 곳으로 가도 죽을 수 밖에 없는 "현실 상황" 이라는 것이 있어 어느 정도 

이탈 방지 방법이 있지만

회사에서는 선임, 팀장에게는 사법적인 권한이 없고, 지금보다 더 좋은 경제적인 혜택을 보장하는 "현실 상황"을 대체할 방법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연봉 테이블이 유연한 곳은 그나마 회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제시할 수 있는 거라곤 "조만간 승진" 이 아닐까

하지만 승진을 하더라도 "현실 도피처" 가 더 좋은 제시를 했다면 이 역시 제시할 수 없는 패가 된다. 이직 연봉은 현재 직장에서 한두 직위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경우로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수단이 없는 가운데 그들과 계속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관점으로 영화 "명량"을 보게 되니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졌다.


금전적으로 해줄 수 없는 상황이고 금전적인 것만 바라는 사람은 막을 방법이 없다. 그런 사람에게는 회사는 그저 당장 돈 많이

벌 수 있는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돈이 좋긴 하지만 삶의 가치, 방향, 목적 측면에서 돈에 대한 우선순위를 다른 것보다 조금 낮게 두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맞벌이는 하는 직원에게는 이직으로 연봉 상승보다는 육아 지원이 더 간절할 것이고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출퇴근 시간 조정,

육아에 필요한 유연한 휴가 지원 등이 아닐까 한다.


내가 이런 것을 고민할 위치도 아니지만 상상해볼 수 있는 일이라 다시 영화 "명량" 을 회상해본다.

Posted by i kiss you
,